// 목차

2025년 봄, NASA 엔지니어들이 21년 동안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추력기 한 세트를 되살렸다. 엔지니어 누구도 그 장치에 250억 km(155억 마일)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명령이 도착하는 데 거의 하루가 걸렸고, 답이 돌아오는 데도 거의 그만큼이 걸렸다. 이 기계는 보이저 1호다. 나이는 49세,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직 이 탐사선을 고치고 있다.

2026년 11월 18일,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259억 km(161억 마일) 떨어진 곳에 있게 된다. 정확히 1광일이다. 지구의 안테나에서 쏜 전파가 도착하는 데 꼬박 24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NASA가 짚듯이 인류가 만든 물체 중 이렇게 멀리 간 것은 없다. “들리나요?“라는 단순한 물음이 닿는 데 하루, 대답이 돌아오는 데 또 하루가 걸린다.

통화 한 번에 하루

광일은 시간이 아니라 거리의 단위다. 빛이 24시간 동안 가는 거리, 즉 25,902,068,356km다. 빛은 달까지 1.3초면 닿지만,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사흘쯤 걸렸다.

// 신호가 가는 데 걸리는 시간

1.3초지구에서 달까지
8분 20초태양에서 지구까지
3~22분지구에서 화성까지(행성의 위치에 따라 다름)
24시간2026년 11월 18일부터 지구에서 보이저 1호까지

보이저 1호의 쌍둥이 보이저 2호는 다른 경로를 가고 있어, 1광일 지점에는 2035년 11월에야 닿는다.

냉장고 전구 한 개

보이저 1호의 송신기 출력은 약 23와트다. 이 임무를 운영하는 NASA 연구소 JPL은 이를 냉장고 속 전구에 비유한 적이 있다 . 그 희미한 빛이 지구에 닿을 무렵에는 10억분의 1의 10억분의 1와트에도 못 미치게 약해진다. 2013년에 관측 장비의 데이터는 초당 약 160비트로 내려왔다. 이 속도라면 스마트폰 사진 한 장을 받는 데만 하루가 넘게 걸린다.

그래서 이렇게 작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것은 NASA 딥스페이스 네트워크의 거대한 접시 안테나뿐이다. 그중에서도 말을 걸 수 있는 안테나는 네트워크 전체에서 단 하나, 호주 캔버라 근처의 70미터급 DSS-43뿐이다. 이 안테나는 2025년 5월부터 2026년 2월까지 개선 공사로 가동이 멈췄고, 그동안 팀은 안테나가 잠깐 복귀한 8월과 12월의 짧은 시간대에만 탐사선과 교신할 수 있었다.

앞이 안 보이는 수리, 왕복 45시간

2023년 11월 14일, 보이저 1호가 갑자기 알아들을 수 없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명령에는 여전히 따랐지만, 자기 상태와 주변에 대한 보고 대신 해독 불가능한 비트 덩어리만 보내왔다. 2024년 3월 초, 엔지니어들은 탑재 컴퓨터 세 대 중 전송 전에 데이터를 포장하는 컴퓨터의 메모리를 읽어 내라는 “찔러보기” 명령을 보냈다. 그 결과 원인이 드러났다 . 메모리의 약 3%가 손상되어 있었고, 칩 하나가 고장 나면서 소프트웨어 일부가 함께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가 칩을 때렸을 수도 있고, 46년을 쓰다 보니 그냥 수명이 다했을 수도 있다.

그 먼 곳에서 칩을 갈아 끼울 수는 없다. 게다가 사라진 코드를 통째로 담을 만큼 큰 빈 메모리 블록도 없었다. 그래서 팀은 코드를 여러 조각으로 잘라 메모리 곳곳의 빈 곳에 끼워 넣었다. 한 챕터가 찢겨 나간 책인데 빈 쪽이 연속으로 남아 있지 않다고 상상해 보자. 그 챕터를 비어 있는 쪽마다 나누어 다시 인쇄하고, 책 안의 모든 “N쪽 참조"를 고쳐 독자가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셈이다. 첫 번째 묶음은 2024년 4월 18일에 올라갔다. 편도 22.5시간이었으므로 답은 4월 20일에 도착했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읽을 수 있는 상태 보고서였다. 5월에는 탐사선이 과학 데이터도 다시 보내기 시작했다.

조각조각 잘라 낸 코드: 2024년 팀이 고장 난 메모리 칩을 우회한 방법
조각조각 잘라 낸 코드: 2024년 팀이 고장 난 메모리 칩을 우회한 방법

1981년 이후 침묵하던 송신기

2024년 10월, 엔지니어들은 보이저 1호에게 히터 하나를 켜라고 요청했다. 전력은 충분해야 했지만 결함 보호 시스템이 작동했다. 이 시스템은 탐사선이 전력을 너무 많이 쓰면 꼭 필요하지 않은 장치를 모두 끈다. 먼저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낮추었고, 이어 주 송신기를 끄고 예비 송신기로 바꾸었다. 보이저 1호는 1981년 이후 이 예비 송신기로 지구와 교신한 적이 없었고, 신호도 훨씬 약하다. 팀은 이 거리에서 과연 들릴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도 안테나는 신호를 잡아냈고, 11월 말이 되자 탐사선은 정상 운용으로 돌아왔다.

21년간 죽어 있던 추력기

보이저의 안테나는 계속 지구를 향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탐사선은 안내 별에 자세를 맞추고 작은 추력기로 스스로를 살짝살짝 밀어 방향을 잡는다. 보이저 1호의 주 회전 추력기는 2004년에 멈췄다. 추력기에 필요한 작은 히터 두 개가 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고장은 고칠 수 없다고 판단되었고, 팀은 예비 세트로 갈아탔다. 임무 관리자 카림 바다루딘의 말로는, 그때만 해도 보이저가 20년을 더 버티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임무의 추진 담당 책임자 토드 바버는 이렇게 기억한다.

그 추력기들은 죽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건 정당한 결론이었죠.

2025년에 이르자 예비 추력기의 연료관에 추진제 찌꺼기가 쌓이고 있었고, 빠르면 그해 가을에 막힐 수도 있었다. 엔지니어들은 옛 히터가 실제로는 고장 난 적이 없다고 의심했다. 전원 회로의 오류로 스위치가 엉뚱한 위치로 넘어갔을 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가설을 시험하는 일에는 위험이 따랐다. 시험 도중 탐사선이 안내 별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면 추력기가 저절로 점화되는데, 히터가 식은 채로 점화하면 작은 폭발이 일어날 수 있었다.

명령은 2025년 3월 20일에 올라갔다 . 탐사선까지 가는 데 23시간이 넘게 걸렸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돌아오는 데도 23시간이 넘게 걸렸다. 데이터가 도착하자 처음 20분 동안 히터 온도가 치솟는 모습이 보였다. 성공이었다. 엔지니어들은 거의 하루 전에 저 멀리서 일어난 일을 두고 환호한 것이다.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바버의 말이다. 시간은 빠듯했다. 6주 뒤, 보이저에 명령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안테나 DSS-43이 개선 공사로 가동을 멈췄다.

1년에 4와트

탐사선의 전력은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기에서 나온다. 붕괴하는 플루토늄의 열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다. 탐사선은 해마다 약 4와트씩 출력을 잃는다. 23와트짜리 “냉장고 전구” 송신기 출력의 6분의 1쯤 되는 양이다. 그래서 팀은 오래전에 합의해 둔 목록에 따라 장비를 하나씩 끄고 있다.

가장 먼저 꺼진 것은 카메라다.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는 태양계의 “가족사진"을 찍었고, 한 프레임에서 지구는 겨우 한 픽셀을 차지했다. 그 유명한 창백한 푸른 점이다. 34분 뒤, 먼 길을 위해 전력을 아끼려고 카메라는 영원히 꺼졌다 .

보이저 1호의 과학 장비 열 개 중 지금 켜져 있는 것은 둘뿐이다
보이저 1호의 과학 장비 열 개 중 지금 켜져 있는 것은 둘뿐이다

2026년 4월 17일, 팀은 보이저 1호에서 하전 입자를 포착하는 장비 하나를 껐다 . 1977년 발사 이후 거의 쉬지 않고 가동되어 온 장비였다.

과학 장비 열 개 가운데 지금 켜져 있는 것은 둘 뿐이다. 자력계와 플라스마 파동 센서다.

프로젝트 관리자 수잰 도드는 2025년에 분명하게 말했다 . 장비를 끄지 않았다면 탐사선의 전력은 몇 달밖에 못 갔을 것이라고. 이렇게 아끼면 최소한 장비 하나는 2030년대까지 켜 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세기 동안 심우주를 날아온 지금, 누구도 확답은 하지 않는다.

어제에 대한 질문

보이저 1호는 시속 6만 1,000km 가까이로 글리제 445 별을 향해 가고 있다. 약 4만 년 뒤에는 이 별에서 1.7광년 이내를 지나게 된다. 그때쯤이면 발전기는 한참 전에 식어 있을 것이다.

에드 스톤은 반세기 동안 보이저의 과학을 이끌다 2024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보이저와 함께라면 매일이 발견의 날이라고 말했다 . 11월 18일부터는 그 하루하루가 지구에 꼬박 하루씩 늦게 닿는다. 새로운 결함이 생겨도 팀은 최소 하루가 지나서야 알게 되고, 고치는 명령이 닿는 데 또 하루가 걸린다. 질문 하나와 대답 하나에 이틀이 든다. 앞으로 모든 수리가 이런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