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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하고도 하루 동안, 돼지 신장 하나가 영하 150도에 놓여 있었다. 연구진의 영상 촬영과 온도 측정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얼음이 자라지 않았고, 조직은 유리처럼 굳었다. 그 신장을 약 6분 만에, 안쪽에서부터 다시 데웠다. 미리 혈관에 산화철 입자, 쉽게 말해 녹 가루를 주입해 두고 자기장을 켜는 방식이다. 물 대신 녹을 데우는 전자레인지인 셈이다. 1년 보관한 신장을 관류 장치에 연결하자 소변이 나왔다. 유리화한 다른 신장 세 개는 돼지에게 이식했는데, 곧바로 선홍빛으로 되살아났다.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진은 이 실험을 2026년 10월 14일 자 bioRxiv 프리프린트 에 공개했다.
다만 이 신장들은 소변은 만들어도, 처음 몇 시간 동안은 혈액 속 노폐물을 신선한 신장보다 거의 50배나 못 걸러 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냉각 전에 신장을 담그는 부동액이다. 그래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 돼지 신장은 무게가 약 100그램으로 크기가 사람의 신장과 비슷하다. 반면 지금까지 나노워밍 후 이식된 신장은 1그램 안팎의 쥐 신장뿐이었다.
얼음 위의 36시간
오늘날 기증 장기는 얼음이 가득한 아이스박스에 담겨 이동하고, 그동안 시계는 계속 돈다. 심장과 폐는 6~8시간, 간은 약 12시간, 신장은 최대 36시간을 버틴다. 2023년 STAT가 인용한 수치다. 당시 STAT는 미국에서 약 10만 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고 매일 17명이 목숨을 잃는다고도 전했다.
이 시간 제약 때문에 모든 이식은 시간과의 경주가 된다. 장기는 가장 잘 맞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에게 가는 경우가 많다. 수혜자의 면역계를 미리 준비할 시간도 없어서, 신장을 이식받은 거의 모든 사람이 평생 거부반응 억제제를 먹는다. 이 약은 감염과 암의 위험을 높인다.

이제 경주 대신 창고를 떠올려 보자. 신장이 몇 달씩 보관되는 동안 의사들은 느긋하게 가장 잘 맞는 수혜자를 찾아 준비시킨다. 텍사스 장기 조달 기관 LifeGift를 이끄는 케빈 마이어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에 장기를 1년간 보관할 수 있다면 이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장뿐 아니라 온갖 장기를 갖춘 은행을 상상한다. 약물 과다 복용이나 총상처럼 환자가 기다릴 수 없을 때 맞는 장기를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은행이다.
얼음은 찢고, 열은 쪼갠다
적은 얼음이다. 일반적인 냉동은 장기를 죽인다. 세포 속 물이 결정으로 변하면서 조직을 찢어 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장기를 얼리는 대신 유리로 만들려 한다.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조직을 동결보호제에 담근다. 일종의 부동액인데 독성이 있다.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에틸렌글리콜은 운전자가 자동차 라디에이터에 붓는 바로 그 물질이다. 용액이 진할수록 얼음은 잘 막지만 세포는 더 크게 상한다.
식히기는 절반일 뿐이다. 다시 데우는 쪽이 더 어렵다. 냉동 닭을 싱크대에서 해동하듯 바깥에서 열을 가하면 겉이 먼저 데워지고 속은 늦게 데워진다. 천천히 데워지는 한가운데에서 얼음이 자랄 수 있고, 온도 차이 때문에 유리가 갈라질 수도 있다. 따뜻한 음료에 얼음 조각을 떨어뜨리면 쩍 갈라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에릭 핑거와 존 비쇼프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 문제를 나노워밍으로 푼다. 신장 혈관에 산화철 나노입자 용액을 흘려 넣고 교류 자기장을 켜면, 입자가 달아오르면서 장기 전체에서 동시에 열이 난다. 열이 표면에서 슬금슬금 스며들 필요가 없으니, 신장의 어느 부분도 뒤처지지 않는다.

토끼 한 마리, 쥐 다섯 마리, 그리고 돼지
이 이야기에는 선구자가 있다. 2009년 저온생물학자 그레고리 파이는 신장을 약 영하 130도까지 식혔다가 토끼에게 되돌려 준 실험을 보고했다 . 나머지 신장은 떼어 냈고, 토끼는 유리화한 신장만으로 48일을 살다가 검사를 위해 안락사됐다. 여러 마리 중 살아남은 것은 이 한 마리뿐이었고, 저자들 스스로도 일화적 결과라고 불렀다.
다음 단계는 2023년 미네소타에서 나왔다. 무게 약 1그램의 쥐 신장을 영하 150도에서 최대 100일 보관했다. 나노워밍으로 데운 뒤 이식했더니 쥐 다섯 마리가 모두 살아남았고, 한 달 안에 신장이 완전히 기능했다. 같은 파이가 당시 STAT에 이렇게 말했다. 신장이 심하게 손상됐다고. “전성기에, 완벽하게 건강한 신장이었는데도 간신히 버텼다.”
1그램에서 100그램으로 가는 데 3년이 걸렸다. 큰 신장 속에서는 냉기가 더 느리게 퍼지고, 예전 용액으로는 얼음을 제때 막을 수 없었다. 연구진은 새 혼합물과 새 냉각 일정을 설계해야 했다.
용액의 성분과 냉각 방식
이 용액은 PEZ42라고 불리며 농도는 60%다. 디메틸설폭사이드 22.3%, 에틸렌글리콜 20.8%, 프로필렌글리콜 12.9%, 그리고 합성 결빙 억제제 두 가지가 들어 있다. 신장에 영하 15도에서 이 용액을 채운 뒤, 7~7.5분 동안 나노입자 용액을 흘려 보낸다.
신장 중심부는 평균 분당 3.15도씩 식었다. 영하 114도 부근에서 유리의 응력을 풀기 위해 100분간 온도를 유지했고, 이후 분당 0.5도씩 영하 150도까지 식혔다. 재가열은 분당 약 23도와 32도의 두 단계로 진행되어 340~350초가 걸렸다. 살짝 묽어진 용액에서 가열 중 얼음이 자라기 시작하는 문턱보다 14배 빠른 속도다.
신장 32개가 보여 준 것
이식 외과의로서 이번 연구를 이끄는 핑거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10년 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이식을 마치고 방을 나서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대단한 일이야.” 다시 데운 신장에 대해서는 간단히 이렇게 표현한다. “금세 분홍빛이 돌아온다.”
실험에는 신장 32개가 네 그룹으로 나뉘어 쓰였다. 신선한 신장, 하루 동안 얼음에 둔 신장, 동결보호제에만 담근 신장, 그리고 유리화한 신장이다. 유리화한 신장은 여덟 개였고, 대부분 1~7일을 냉동 상태로 보냈으며 하나는 366일을 보냈다. 1년 보관한 신장은 이식하지 않았다. 따뜻한 산소 공급 액체를 장기에 흘려 보내는 관류 장치에서 시험했고, 다른 신장보다 적기는 해도 소변을 만들었다.
유리화한 신장 세 개는 돼지에게 이식해 두 시간 동안 관찰했다. 혈액이 고르게 흘렀고 소변도 곧바로 나왔다. 하루 동안 얼음에 둔 신장보다 소변량이 많았지만, 신선한 신장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조직 100그램당 평균 181ml, 비교 대상은 73ml와 411ml).
하지만 소변이 진짜 시험은 아니다. 제 기능을 하는 신장은 혈액을 깨끗이 걸러야 하고, 그 정도는 크레아티닌 청소율, 즉 신장이 분당 이 노폐물을 얼마나 많은 혈액에서 제거하는지로 잰다. 이 지표에서 유리화한 신장은 신선한 신장보다 거의 50배, 얼음에 둔 신장보다 3배 나빴다(1.0 대 47.8, 3.6). 얼음에서 꺼낸 신장도 처음 몇 시간은 거의 작동하지 않으니 공정한 비교 대상은 그쪽이다. 그래도 격차는 크다.
현미경으로 보면 유리화한 신장은 세뇨관이 손상되어 있었다. 신장이 물과 유용한 물질을 혈액으로 되돌리는 아주 가는 관이다. 이식 후에는 혈관 벽도 손상됐다. 연구진이 가장 유력하게 보는 용의자는 독성 용액이다. 용액에 담기만 하고 얼리지 않은 신장도 거의 같은 정도로 손상됐다. 다만 그 신장들은 돼지에게 이식된 적이 없으므로 완전히 입증할 수는 없다.
절반의 돌파구
동료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저온생물학자이자 Kyros Kairos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킬브라이드는 문제의 절반을 푼 돌파구라고 불렀다. 위의 수치로 보면 얼음 없는 보관과 재가열은 해결됐지만, 혈액을 걸러내는 신장의 핵심 역할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하버드대 교수 메흐메트 토너는 이 연구와 더 가깝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이 연구에 자금을 대는 센터인 ATP-Bio의 부소장이다. 그는 Gizmodo에 복잡한 장기의 생물학적 시간을 이제 안전하게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이 아직 보여 주지 못한 것
한계는 저자들이 스스로 밝혔다. 이것은 프리프린트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그룹당 이식은 세 건이었고 관찰은 두 시간뿐이어서, 돼지가 그 신장으로 일주일이나 한 달을 살 수 있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1년 보관은 신장 하나로만 시험했다. 온도계가 장기 전체를 덮지 못했으므로 아주 작은 얼음 결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돼지 세 마리로는 유리화한 신장이 얼음에서 꺼낸 신장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조차 증명할 수 없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유리화한 신장을 돼지에게 장기 이식하고 몇 주간 추적하려 한다. 독성이 덜한 동결보호제도 찾고 있다. 그다음은 이식용으로 거절된 사람 신장이다. 핑거는 손상의 일부가 저절로 회복되거나 관류 장치에서 치료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의 신장이 돼지 신장보다 이 과정을 더 잘 견딜 수도 있다고 그는 본다.
가장 엄격한 심판은 이번에도 파이다. 2009년에 그의 토끼가 유리화한 신장으로 48일을 살았다. 그는 회복된 혈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하지만 손상은 걱정스럽다고 한다. 그의 판정은 이렇다. “이 실험만으로는 이 신장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 알 수 없다.”







